그게 언제냐면, 왠지 내 스스로가 아무 쓸모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이다. 단순히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을 때가 아니라, 갑자기 피아노를 못치는 것이 못마땅하게 생각될 때..아니면 남들처럼 긴 생머리가 어울리지 않는 것에 대해 어처구니가 없을 때..뭐 그럴때도 마찬가지다.
내 장점과 단점이 몇 대 몇..이렇게 균형감있게 나열될 수 없을 때도 그렇다. 어느때는 예전부터 연락이 잘 되질 않는 친구에 대한 몇몇 기억들에 사로잡혀, 나란 인간의 인맥이란 너무 쓸모없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급히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아직도 남들이 기준잡는 스펙이나 수직상승의 기회를 갖고 있지 않는 것에 대해서 알 수 없는 죄책감을 가질 때도 그렇다.
과연..아직도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여전히 나는 더 이상 십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한다. 교복 치마를 어떻게 더 산뜻하게 입을 수 있는지에 연연할 나이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말 그대로 '객관적'인 견해를 내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넌 정말 특별해' 라는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서 ..아직 어느 나라에서는 연구가 한창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매일 아침 거울앞에서 웃는다. 여전히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또는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한다고 여긴다. 아니,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할 줄 없는 것이 너무 나도 많아서 무궁무진할 정도이지만, 글씨체도 나쁘지 않고 그림이라는 것도 그릴 수 있다. 내 다이어리에는 망상으로 가득한 글들이 난무하지만 현실과 이상정도는 구분한다. 뭐 그런 것이다.
영화 <How to be>에 나오는 것처럼..
어쩌면 말이다.
나는 그럭저럭 잘 하고 있으며, 지구상의 누군가에게는 당연히 특별할 존재인 것이다.
I'm doing fine..
You t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