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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가신 외할머니의 꿈을 꾸었다. 이번에는 예전처럼 좋은 옷을 입지도 좋은 곳에 앉아 계시지도 않았다. 나는 어딘가에서 무척이나 힘들게 빠져나와 한걸음에 시골집에 누워계시는 할머니에게로 달려갔다. 얇은 이불을 덮고 옆으로 누워 계시던 할머니는 나를 보시더니 웃으셨다. 허름한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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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nsion
2023/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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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중요한 일을 앞두고 도무지 긴장감이 없어지지 않아
와인을 조금 마시려고 하다가 이렇게 되고 만다.

코르크 마개 하나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 웃음도 나왔다가
한숨도 나왔다가

알 수 없는 낭패감에 손가락만 만지작거린다.

그러니까 이런 일은 종종 일어난다.

아주 사소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커지다가
아무것도 아닌 일조차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경우

예전, 사회 초년생일 때 나는 대략 한 달간 걷는 것이 힘들어서 출근 때마다
숨도 못 쉴 정도로 고생한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니 공황 장애가 아니었을까 짐작한다.

지하철역에서 15분 거리의 회사로 이어지는 골목길
마지막 횡단보도가 나오기 직전 약 50미터의 길에서만 일어나는 일

걷지를 못했다.
어김없이 잘 걷다가 그 구간만 나오면 다리가 잘 움직이지 않았다.
내 딴에는 해결해보겠다고
오른발, 왼발 속으로 속삭이고
한 번, 두 번, 세 번 순서도 정해봤지만
쉽지 않았다.

갑자기 잘 걷다가 그 구간만 나오면 일어나는 현상이라
같이 빠른 걸음으로 출근하는 무리 사이에서
나는 갑자기 신생아처럼 되어 버렸다.
너무 부끄러워서 잠시 뭔가를 가방에서 찾는 척도 해보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기도 했지만

그 50미터가 내게는 매일 블랙홀과 같은 곳
어른으로서 느낄 수 있는 최대치의 부끄러움과 두려움이었다.

그래도 지각하는 날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스스로를 다독이는 일이 그때부터 내게 익숙해진 걸까.


그런데 왜 이렇게 순간순간 여전히 어색한 내 자신을 발견할까.

자료를 숙지하고 내가 잘 이해했다고 믿게 하는 일
자신감이 있다고 보이는 일
당황하지 않았다고
지금 여유 있는 모습이라고 보이는 일

이런 일들이
어쩔 때는 정말 커피를 마시듯 일어나다가
어떨 때는
맘에 드는 머그잔 하나 찾지 못하고
서성이곤 한다.


오늘따라 좋지 않은 컨디션을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일까.




바보 같다가 멀쩡했다가 절망하다가 또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사는 건 참
위트가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