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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동안 일이 너무 많다. 매일 입버릇처럼 지친다..를 반복한다. 그렇지만, 언제나 그렇듯 사람들속에서 나는 계속 웃고 있다.>   그러다가, 봄이 지나고 여름이 되는 시점이 되었다. 여느 때처럼 나는 일이 너무 많고, 몸은 따라주질 못해서 후두염이나, 비염, 디스크 증상에 병원의 보살핌을 자유롭게 받을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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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stnut Loaf, trumpet shell
2009/09/26

beyondcafe

 

  달팽이 한 마리가 얹어있다. 혹은 소라인가.

   오븐의 실내등이 고장났는지 켜지지 않아서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았다. 그런대로 시간이 되어 꺼내보니 저렇게 익살스런 모양이지 않은가.

반죽에서 삐져나와 그럭저럭의 모양으로 익어버린 모습이 재미있어서 조심스럽게 그 부분만 떼어서 먹어보았다. 맛은 그저 밋밋했지만 제법 포근하면서도 익숙한 향이 난다. 어릴 적 먹었던 호빵같기도 하고... 크로와상의 풀빵버전 같기도 하고..

빵이 식는 동안 갑자기 머리가 아파진다. 생각해보니, 계획대로라면 밤식빵도 만들어야 하고 크로와상과 피자도 멋지게 성공해야 한다. 그 모든 것을 위해서는 '이스트'란게 필요한데 아직 구하질 못했다. 어딜 가나 그건 없다. 인터넷 주문이란 용이한 방법이 있겠지만 이상하게 오기가 발동되어서 '아직'까지는 기다리고 있다. 어딘가에는 그걸 팔지 않겠느냐는 심정이랄까.

    이 '오기'라는 것이 참 희한해서 이성적으로 판단했을 때 분명 어리석다는 점을 알겠는데도 절대 포기하기가 힘들다. 꼭 내 몸 속에 멍청하지만 몹시도 부지런한 벌레 한마리가 도사리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끝을 봐야 사라진다. 오기로 똘똘 뭉쳐지면 이성과 감정의 영역은 어느덧 없어지고 왜 그래야만 하는지의 당위성따위도 사라진다. 방향을 잃은 인내심이랄까. 결국은 타협점을 찾아내어 스스로가 만족할 만한 합의를 이끌어내지만. 뭐 확률은 반반이다. 오기로 인해서 득을 얻던가. 아니면 체념하듯 씁쓸하게 웃고 잊어버리던가 말이다.

그런데 저기 빵위에 얹어있는 소라는 오기를 부려서 대체 무슨 득을 얻은 것일까. 혹시 다시 돌아가기는 너무 늦어서 '에라 모르겠다'하고 편하게 드러누워버린걸까. 모를 일이다.

이미 나도 그 대류에 합류해서 주구장창 이스트란 것은 절대 팔 것 같지도 않은 가게만을 찾아 다니는지 모른다. 동네 가게는 물론이고 편의점, 대형마트에도 없다. 그런데 결국 어딘가는 있을 것 같다. 아직은 말이다. 그게 어디이든  끝을 봐야 한다. 그래야 나도 빵위에 저렇게 나름대로의 모양을 얻어내지 않겠는가. 아님, 당장 검색창에 '이스트'를 치고 주문을 넣어야 할지도... 

그런데 난 저 소라가 마음에 들었다. 누가 뭐라해도 제법 근사하고 독창적인 저 무언가가 말이다.

둥근 소라를 닮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