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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이 지나가면서 날씨가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실, 이런 오락가락한 날의 변화가 여름의 끝자락을 의미하기에 충분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연이은 태풍 소식이  유쾌하지 않기는 마찬가지. 달콤하고 부드러운 라떼의 위로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당신을 여름날에 비할수 있을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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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2011/03/28

beyondcafe

온난한 이웃의 시로코

-My mild neighbor, Sirocco

      written by Beyondcafe

 

요란스럽지 않은 링귀네

 

 

  나는 방으로 들어가 우선 다른 셔츠로 갈아입었다. 그러고 보면, 카페 안에 방이 있다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기능적이기도 하고, 사소하게 재밌기도 하고. 잠깐 침대에 누웠다. 카페 문을 연지 몇 시간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에너지가 다 소비된 것 같이 몸이 나른하다. 녹초가 되었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인가. 저 밖에 시로코란 미묘한 존재의 손님이 있고, 부엌에는 더 기이한 친구이자 동료가 있다는 사실이 정말 눈물나게 현실적이다. 이렇게 누워있어도 별 일없이 오늘 하루쯤은 흘러 갈 것 같다. 진심 그럴지도 모를 일이다.

뭐해?”

, 아니다. 락씨가 열린 문틈으로 나를 거칠게 째려본다.

노크 좀 하세요. 여긴 제 방이잖아요!”

어서 일어나. 음식 다 됐어. 식으면 안 돼.”

어련하실까. 역시 오늘 내겐 카푸치노 목욕이 필요했어. 나는 눌려진 머리를 다시 다듬고 곧장 부엌으로 향했다.

이게 뭐라고 했죠?” 조금 잠긴 음성으로 내가 물었다.

해산물 라구 요리. 어서 갖다 줘. 재 아까부터 계속 얼음만 먹고 있어. 보기 안타까워.”

그 사정은 내가 좀 알고 있다. 접시와 포크를 담은 쟁반을 들고 카페로 들어서니, 한 백만 년은   흐른 다음에 만난다는 표정의 시로코가 정말 볼 가득하게 얼음을 우적거리고 있었다.

편하게 테이블에 앉아 드세요. 자리를 이쪽으로

그녀는 천천히 일어나 옆의 소파에 앉는다. 어디 한번 음식을 줘보라는 깐깐한 요리 평론가의 눈빛이다. 이럴 때는 긴장해야 하는 거겠지. 접시 위에 싱싱한 홍합과 오징어의 조화가 이상적으로 보인다. ‘난 지금 맛보기에 딱 최상의 상태야라고 광고하고 있다.

얼음물 더 드려요?” 내가 그녀에게 물었다.

정말 콜라가없어요?” 그녀의 표정이 가관이다. 콜라도 없는 시시한 카페라는 식이다.

예약 시에 미리 말하지 않은 것은 그녀인데, 왜 내가 이렇게 쩔쩔매야 하는가!

진심으로 콜라가 없습니다.”

나는 매우 유감스럽다는 표정으로 부드럽게 대답했다. 난 이럴 때 더 정중해 지는 내가 자랑스럽다. 언제까지 콜라 타령을 할지는 두고 볼 문제. 게다가 저 요리에 콜라라니!

화이트 와인 한 잔 드릴까요?” 더욱 세심한 배려의 나.

아뇨. 다음에는 콜라 좀 사다 두세요.”

차가운 시로코 마님의 지시에 몸들 바를 모르고 우두커니 서 있던 나는 불현 듯 현기증이 인다. 마침 락씨가 부엌에서 나왔다. 적절한 타이밍이다.

고작 콜라 마시려고 여기 왔어?” 락씨가 시로코를 향해 조금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그건 아니야.” 미간에 힘을 주며 시로코가 연이어 대답한다.

그럼 식사나 해. 매너도 없이 일찍 와서는.”

락씨가 타이르듯 그녀에게 말하고 있다. 가만, 락씨가 시로코를 알고 있다. 뭘까 이건.

잠깐, 저기. 두 분이서로 알아요?”

멍하게 듣고 있던 내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 이 분이 내 동생이야.” 락씨가 마지못해 천천히 대답한다. 아니, 시로코가 동생이라고?

페를! 그렇게 알 수 없는 표정 짓지 말고 쟁반이나 내려놔. 아님 의자에 앉던가. 내 여동생이라고. . 저 콜라 타령하는 개념 없는 어린이.”

락씨는 그러고서는 부엌으로 사라졌다.

좀 앉으세요. 답답해요. 누가 옆에 서 있으면시로코가 말한다.

이 사람들이 정말. 나는 쟁반을 들고서는 이내 부엌으로 달려갔다.

사람이 도대체 왜 그래요? 동생이면 말을 해야지. 제게 미리!”

뭐 하러?” 락씨가 정말 그럴 필요를 못 느낀다는 듯 대답하고 있다. ... 그냥 눈 딱 감고 한 대만 때릴까?

. 진짜. 너무 하신다.”

나는 뭐가 그렇게 화가 난 건지도 모르고, 씩씩거리며 카페로 다시 나왔다.

둘이 싸우는 거예요?”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내게 묻고 있다. 포크로 들어 올린 오징어가 차라리 더 살갑다. 나는 대답도 없이 내 자리로 들어가 앉았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분이 풀리지 않는다. 이게 다 콜라 탓이야. 나는 중얼거리듯 말한다. 잠시 후 락씨가 와인 한 잔을 들고 나왔다. 시로코에게 다가가더니 테이블위에 놓는다.

화이트 와인이야. 마셔.”

오빠 아직도 그래?” 그녀가 고개도 들지 않고 락씨에게 묻는다.

? 무슨 소린데?” 당황한 락씨가 나를 쳐다본다. 왜 날 보는지 모르겠다.

링귀네를 좀 더 삶아달라고 했잖아. 뭉근한 면이 좋다고.”

락씨가 조금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이어 대답했다.

그렇게 오래 삶으면 맛이 없어. 다른 재료들과 제대로 잘 섞이지도 않고 말이야.”

락씨가 저렇게 나긋하게 설명해주는 사람인줄은 처음 알았다. 특히나 자신의 요리에 대해서 지적할 때 말이다.

난 이렇게 딱딱한 링귀네는 싫어. 정말로 맘에 들지가 않아.”

시로코가 얼굴을 들더니 자신의 오빠를 원망하듯 쳐다보며 말했다. 내 기네스 맥주에다 콜라를 부어서 먹으라고 해도 저런 눈빛은 아닐 것이다. 토라진 나는 문제도 아닌, 이 꿀꿀하고 싸한 상황이 나야말로 너무 싫어 죽겠다.

너 정말, 사육제의 밤에 나오는 나무 같은 입맛이야. 알겠어?”

락씨가 굳은 얼굴로 시로코에게 쏘아 붙였다. 나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이게 뭔 말인가 싶으면서도 그냥 우리가 하는 욕보다 더 기분 나쁜 소리 같다는 생각을 했다. 역시나. 시로코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오빠는 아메리칸 고딕에 나오는 아줌마야.”

높지도 않은 음성으로 그렇게 말하고서는 그녀는 벌떡 일어나 그대로 카페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락씨는 그 모습을 그냥 보더니 한숨을 짧게 쉬었다.

별일 아니야. 재는 너무 예민해서 문제야.”

애써 화를 참으며 락씨가 내게 변명하듯 말했다.

저기 따라 가봐야 되는 거 아니에요?” 내가 물었다.

뭐 하러. 지금 서점으로 갔을 거야.”

락씨는 갑자기 포크로 접시의 면을 돌돌 말아 한 입 먹어본다. 그러더니 내게 신중한 기세로 물었다.

페를... 내가 아줌마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