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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의 우연이라는 것. 그것의 풍부한 유머감각과 개연성에 고개를 숙이는 일이 요즘 꽤나 잦다. 정밀한 설계도대로 움직여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지만, 때로는 무슨 순번을 정하듯, 혹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물이 흐르듯 서로 연결되어 이어지고 있다.   오랜만에 시애틀에 사는 친척의 소식을 듣고, 하늘이 넓게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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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akothek der Moderne
2009/10/09

beyondcafe

 

과천 현대미술관이 너무 외곽에 위치하고 있어서 아쉽다는 어느 외국인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는 얘기일 것이다. 특히나 현대미술관일 경우에는 더욱더 그런 위치적인 접근성에 아쉬움이 생기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현대미술의 빠른 흐름과 넘쳐나는 전시욕구의 작가들과 다양한 작품에 대한 높은 호기심을 소유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너무 멀지 않는 곳의 '전시 공간'이기 때문이다.

  뮌헨의 청결한 바닥의 돌을 닮은 미술관. 어쩌면 무채색의 먼지 구름같은 무상무념의 상태를 닮으려는 미술관. 절제되어 있는 삶에 대한 동경과도 같은 미술관. 'Pinakothek der Moderne'은 다행히 가까운 곳에 그렇게  있었다. 내 두 발이 걷기에 충분한 거리안에 말이다. 그리하여 내 발은 잠시 걸음을 멈추었고 내 머리는 끊임없이 어디론가 떠올랐다 가라앉았다. 너무 눈이 부신 햇살에  손으로 눈을 가려야 할 만큼 강한 이미지들의 향연이랄까.

어쩌면 이제 예술은 '건축적'인 요소를 빼고서는 아무것도 제대로 이루기 힘들지 모른다.

커피잔 없이 커피는 엎질러 질 뿐인 것처럼..

전시공간의 디자인과 구조와 색감의 조화는 전시의 필수적인 요소들이다. 갤러리의 원래 의도대로 귀족들이 무차별적으로 미술품을 벽에 걸어두고 보관하는 행태는 이제 별스러울 정도로 의미가 없다. 그냥 걸어두는 것은 아무런 관심을 끌지 못한다.'어떻게' 그리고 '어떤 식으로' , 또는 '어떤 장소에' 걸어야 하는지 영리한 전시자들은 알고 있다. 우리 역시 그렇다. 그런 외부적인 요인들이 마음을 충분히 흡족시키지 않는다면 응접실에 가만히 걸려있는 액자를 들여다보는 것보다 뭐가 더 낫겠나 싶을 정도다. 영악한 관람자와 더 명석한 전시자와 늘 그렇듯 어리둥절한 예술가와의 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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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의 '피나코텍'은 조금 더 다르게 영악한 전시자라고 바꿔야 할지 모른다. 어리둥절한 것은 관람자일 것이다. 안으로 들어서서 사물함에 개인물품을 맡기고 전시를 시작하면서부터 먹먹함이 밀려온다.

이 텅빈 공간에 저 농도짙은 예술의 재현들은 다 무엇인가.

간간히 서 있는 안내원들의 매서운 눈초리조차 낯설다.

구획이 분명히 나눠져 있으나, 오히려 그런 틀이   혼란을 더욱 가중시킨다. 중앙과 주변의 경계가 도무지 정립되지 않는 공간. 분명 중력과 공기가 존재하는 지구상의 어느 곳이지만, 나는 무중력의 가벼움과 숨을 쉬는 것이 맞는지모를 정체불명의 시각적 침묵속에서 조용하게 땅 위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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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은 그야말로 지금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의식을 반영하고 있으며, 혹은 반영하고 있다고 믿는 모든것들의 집합이다.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하며 아직 파악되지 않았으나 그 몫을 기꺼이 관람자에게 넘길 수 있는 용기가 심어져 있어야 한다.

뜻하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 바로 '지금'이기 때문이다.

'피나코텍' 은 호들갑스럽지 않다. 그렇다고 동떨어진 은둔자의 모습도 아니다. 가까이에 있고, 전시는 훌륭하며 으시대는 어떤 강요도 없다. 그래서 더 기억속에 오래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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